 
건축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구조, 자재 등의 변화가 있어 왔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근대화를 계기로 전통건축의 발전이 주춤하기 시작했지만,
최근 현대도시문명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추세에 따라 전통건축, 또는 황토집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현대문명에 대한 반성으로 태동한 환경운동,
생태운동의 영향도 있겠지요. 국내에서도 세계적 흐름에 따라 시민들의 관심이 일기 시작했으며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 하천정화운동, 농촌을 살리자는 귀농운동, 먹거리문제인 유기농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서울 도심의 자전거타기 운동으로까지 보편화되었지요.
전통건축은 현대문명이 발달하기 전의 건축물이므로 자연히 모든 건축재료가 친환경을 넘어 자연 자체이니 구태여 황토주택이니 친환경이라는 말은 크게 의미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여 건강에 유익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거환경과 생활습관이 이미 서양의 양옥구조에 익숙해져 있기에 전통건축을 어떻게 현대생활에 맞게 재현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에 따라 현대한옥의 개념이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최근에는 웰빙이라 하여 건강과 삶의 여유를 누리기 위해 한옥과 황토주택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통건축은 뻐대를 이루는 목구조 외에는 자연물인 흙과 돌로 이루어져 있기에 한옥이 곧 생태적인 황토주택의 원형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현대한옥은 새로운 현대건축의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하여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대한옥이 전통한옥과 다른 점은
전통한옥이 실내공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마루(대청마루,퇴마루)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신 현대한옥에서는 거실의 공간이 도입되었습니다. 이 점은 장단점이 있지만 거실과 마루를 함께 시공하는 것이 보다 유익하리라 생각됩니다.
왜냐면 전통건축의 자연친화성과 거실의 유익함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전통한옥은 문과 창문틀을 구성하기 위해 기둥을 가로 질러 중방 하방이라는 부재에 문선을 수직으로 연결하여 문틀을 완성하지만 현대한옥은, 기둥과 분리된 별도의 문틀, 창문틀로 대체하여 공정이 간소화되었고 외부 구조도 간결해 졌습니다. 그에 따라 건축비도 다소 줄어 들게 되었습니다.
셋째, 문과 창문자체도 전통목문이 아닌 샤시나 시스템창호 등 다양한 소재의 재료를 사용하여 보다 현대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게 되었습니다. 개방적인 현대인의 성향에 따라 창문의 크기도 커졌으며 유리소재와 특수가스처리를 한 창호로 한열에 뛰어난 제품이 생산되기도 합니다.
넷째, 전통건축이 지붕에 흙과 기와를 사용하여 매우 하중이 큰 반면,
현대한옥은 지붕의 하중을 되도록 줄이는 방법을 지향하게 되어 지붕재료도
다양해 졌습니다. 그러나 목조건축은 나무의 변형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지붕하중이 필요하다는 것도 무시해서는 안되리라 생각됩니다.
흔히 서양통나무건축에서 목재의 벌어짐과 균열현상은, 싱글이나 건식기와방식으로 가벼워진 지붕 하중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목재의 틀어짐과 같은 변형을 컨트롤 할 수 없기에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한열을 대비하기 위해 벽체가 두꺼워졌습니다.
전통한옥의 벽체는 흙을 벽 전후면으로 바르는 흙심벽구조로 벽의 두께를 크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현대한옥은 황토벽돌이나 석고블록등 보다 간소화된 공법을 사용하여 벽의 두께조절이 쉽고 공정기간을 줄이게 되었습니다.
여섯째는 방수재료에 관한 내용인데 전통방식은 석회를 사용하여 건물하부나 지붕에 방수를 하였지만, 현재는 전통건축에서도 루핑이나 비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서양식 방식으로 전통건축의 지붕에 루핑을 깔 때는 통풍구를 내어 환기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습기를 방지할 수 있고 목재의 수명을 연장시키며 숨쉬는 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곱째 지붕하중이 줄어듬에 따라 집의 결구방식이 간소화되었습니다.
하중이 증가하면 자연히 그 하중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부재(장여,창방, 평방, 보아지)를 사용하여 결구하지만, 경량화에 따라 보와 기둥사이의 가로부재인 도리 하나로 하중을 지탱할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실내 디자인을 보다 현대화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다양한
벽체 마감소재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통한옥과 현대한옥의 바람직한 조화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차용보다는
전통건축의 공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현대건축에 대한 안목도 함께
이루어져야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한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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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한옥과 황토주택